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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네시맙, 키트루다를 이긴 중국산 항체에 아스트라제네카가 20억 달러 넣은 이유

아이보네시맙이 중국 3상에서 키트루다보다 생존을 늘린 결과와 그 한계, 아스트라제네카의 Summit 20억 달러 투자 이유, PD-1 VEGF 이중항체 경쟁과 키트루다 특허 만료까지 정리했습니다.

아이보네시맙은 중국 바이오 회사 아케소가 만든 폐암 항체 치료제로, 9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키트루다보다 환자의 생존을 유의하게 늘렸다는 중국 3상 결과가 나왔습니다. 2주 뒤 대형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이 약의 미국·유럽 등 판권을 가진 Summit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어요. 약을 사 간 것이 아니라, 자기 회사 항암제와 아이보네시맙을 함께 쓰는 임상을 하려는 지분 투자입니다.

먼저 알아둘 용어

용어 풀이
이중항체 한 분자로 서로 다른 두 표적을 동시에 붙잡는 항체
PD-1 면역세포 표면에서 공격을 멈추게 하는 브레이크 역할 단백질
VEGF 종양이 새 혈관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 물질
비소세포폐암 암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을 뺀 나머지 폐암
전체생존기간(OS) 치료 시작부터 사망까지의 기간. 보통 환자 절반이 사망한 시점(중앙값)으로 비교
위험비(HR) 두 그룹의 위험을 나눈 값. 1보다 작을수록 새 약 쪽이 유리
무진행생존기간(PFS) 암이 더 커지거나 사망하기 전까지 버틴 기간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에 항암 약물을 붙여 암세포 쪽으로 실어 나르는 약

약의 정체

아이보네시맙은 어떤 약인가요?

항암 주사실의 수액 걸이에 투명한 수액 백 하나가 걸려 있고, 백에서 이어진 가는 투약 줄이 아래쪽 주입 펌프로 내려간다. 옆에는 비어 있는 갈색 인조가죽 치료 의자가 놓여 있다.

한 분자로 두 가지를 동시에 막는 항암 항체입니다. 이런 항체를 이중항체라고 불러요.

첫 번째로 막는 것은 면역세포의 브레이크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T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 스위치를 꺼 버립니다. 이때 꺼지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PD-1입니다. 이것을 막으면 면역세포가 다시 종양을 공격하게 됩니다. 미국 제약사 머크의 키트루다가 바로 PD-1을 막는 약이에요.

두 번째는 종양의 혈관 신호입니다. 종양은 자라기 위해 주변에 새 혈관을 만들고, 그렇게 하라는 신호가 VEGF예요. 이 신호를 막아 종양의 영양 공급을 끊는 약의 대표가 아바스틴입니다.

두 가지를 함께 막는 생각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제약사 로슈는 티쎈트릭과 아바스틴을 따로 함께 쓰는 방법을 시험했어요. 그 결과 간암에서는 생존을 늘렸지만, 넓게 시험했을 때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이 컸습니다.

아이보네시맙은 두 기능을 한 분자에 담았습니다. 붙잡는 자리가 네 군데 있어요. Summit은 VEGF가 있는 곳에서 PD-1에 더 세게 붙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종양 주변에 두 표적이 많으니 약이 정상 조직보다 종양 쪽으로 쏠리게 하려는 설계라는 것인데, 이는 회사의 주장입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쓰이고 있습니다. 2024년 5월 EGFR 변이 폐암에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쓰는 용도로 처음 허가를 받았어요. 2025년 4월에는 PD-L1 양성 폐암의 첫 치료에 단독으로 쓰는 허가가 더해졌습니다. 아케소 집계로 임상시험에서 4,000명 이상, 중국 시판 후 7만 명 이상이 이 약을 맞았어요.

약을 만든 곳은 아케소이고, 해외 판권은 Summit이 사 왔습니다. Summit은 2022년 계약금 5억 달러, 최대 50억 달러를 약속하고 권리를 받았어요(2022년 기준). 그래서 북미·남미·유럽·중동·아프리카·일본은 Summit, 중국 등 나머지는 아케소가 맡습니다.

이긴 시험

정말 키트루다보다 오래 살았나요?

병원 판독실 벽의 라이트박스에 흉부 CT 필름 여러 장이 나란히 꽂혀 있고, 필름마다 회색 폐 단면이 뒤에서 비치는 빛에 밝게 드러나 있다.

중국에서만 진행한 시험에서는 그렇습니다.

HARMONi-2는 중국 병원에서만 398명을 모아 진행한 3상입니다. 대상은 처음 치료받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예요. 암세포에 PD-L1이 1% 이상 있고 EGFR·ALK 변이는 없는 환자만 들어갔습니다. 항암화학요법 없이 아이보네시맙 하나와 키트루다 하나를 맞붙였어요.

가장 주목받은 숫자는 전체생존기간입니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아이보네시맙 30.8개월, 키트루다 22.6개월이었습니다. 환자 절반이 살아 있던 기간이 약 8개월 더 길었다는 뜻이에요.

위험비는 0.73이었습니다. 사망 위험이 27% 낮았다는 뜻입니다. 3년 뒤 살아 있는 비율은 45.0% 대 33.1%였어요. 100명으로 치면 45명과 33명 정도입니다.

사실 이 시험의 1차 목표는 무진행생존기간이었고, 전체생존은 미리 정해 둔 2차 목표의 중간분석이었습니다. 무진행생존기간은 2024년에 11.1개월 대 5.8개월로 먼저 발표됐어요.

부작용은 엇갈립니다. 치료 관련 중대한 부작용은 29.9% 대 21.6%로 아이보네시맙 쪽이 많았습니다. 반면 치료 관련 사망은 1명 대 3명이었어요.

다른 중국 시험도 있습니다. 편평세포폐암을 다룬 HARMONi-6에서는 중국 제약사 베이진의 PD-1 약 티슬렐리주맙과 비교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27.9개월 대 23.7개월이었다고 정리 기사가 전합니다.

남은 단서

이 결과로 미국에서도 바로 쓰이게 되나요?

아직은 아닙니다. 산업 매체 BioPharma Dive는 HARMONi-2가 미국 승인의 주 근거로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어요.

첫째는 비교 상대입니다. 제약 전문 매체 피어스파마는 대부분의 첫 치료 환자에게 표준은 키트루다 단독이 아니라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둘째는 시험의 범위입니다. 데이터 생성·관리·분석은 모두 아케소가 했다고 Summit이 밝혔어요. 참가자 398명 중 333명은 남성이었습니다.

셋째는 환자 그룹별 차이입니다. PD-L1이 1~49%인 환자의 위험비는 0.85, 신뢰구간 0.61~1.18이었어요. 신뢰구간은 실제 값이 있을 법한 범위인데, 이것이 1을 넘으면 차이가 없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 그룹별 분석은 따로 검정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닙니다.

미국 첫 허가 신청은 다른 시험에 기대고 있습니다. 글로벌 3상 HARMONi는 타그리소 같은 EGFR 표적약을 쓰다 병이 진행한 환자 438명이 대상이에요. 무진행생존기간은 6.8개월 대 4.4개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험의 또 다른 1차 목표였던 전체생존은 2025년 4월 분석에서 위험비 0.79, p=0.057로 통계적 유의성을 얻지 못했습니다. 2026년 6월 추가 분석에서는 0.76이었지만, 공식 검정이 아닌 참고용 수치예요. 서양 환자만 보면 신뢰구간이 0.52~1.10으로 1을 넘습니다.

표준치료와 정면으로 맞붙은 글로벌 시험 HARMONi-3도 있습니다. 편평세포 그룹은 2026년 2분기 중간분석에서 무진행생존이 미리 정한 기준에 못 미쳤어요. 독립위원회는 시험을 그대로 계속하라고 권고했습니다. Summit은 이 조기 분석을 하려고 두 달 전 시험 계획을 바꿨었다고 보도됐어요.

투자의 이유

아스트라제네카는 왜 20억 달러를 넣었나요?

아이보네시맙을 자기 회사 항체약물접합체와 함께 시험하려는 것입니다. 판매권을 산 것은 아니에요.

AZ는 20억 달러로 Summit의 신주를 사서 보통주 기준 약 12.0%를 갖게 됩니다. 신주는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우선주예요. 대금 납입은 10월 5일 끝났습니다.

AZ는 항체에 항암 약물을 붙여 암세포로 실어 나르는 약, 항체약물접합체를 여럿 갖고 있습니다. 첫 계획은 클라우딘18.2를 겨냥하는 AZ의 ‘소네시타투그 베도틴’과 아이보네시맙을 소화기암에서 함께 시험하는 것입니다. 다른 AZ 약으로 넓히는 것은 추가 계약을 맺을 의향을 밝힌 단계예요. 아직 계약은 아닙니다.

별도로 AZ·다이이치산쿄와 Summit은 ‘다트로웨이’와 아이보네시맙을 폐암·유방암 등에서 함께 시험하기로 협력했습니다. 다이이치산쿄는 다트로웨이를 AZ와 함께 내놓은 제약사예요.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각 회사는 자기 약의 개발·판매 권리를 그대로 가집니다. AZ는 아이보네시맙을 사지 않고, 자기 약과 함께 쓸 시험 기회와 지분을 확보한 것입니다.

경쟁 구도

키트루다를 가진 머크와 다른 제약사는 어떻게 움직이나요?

머크를 포함한 대형 제약사들이 같은 계열 약을 사 오고 있습니다.

키트루다는 2025년 317억 달러어치가 팔려 머크 전체 매출 650억 달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습니다. 한 약이 회사 매출의 절반을 맡고 있는 셈이에요.

그런데 키트루다의 독점은 2028년에 끝납니다(2025년 보도 기준). 특허가 끝나면 같은 성분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가 들어올 수 있어요. 머크는 2025년 9월 피부 아래에 놓는 주사형 ‘키트루다 큐렉스’를 승인받았습니다.

머크는 이 계열 약도 직접 사 왔습니다. 2024년 11월 중국 라노바에서 PD-1·VEGF 이중항체 LM-299의 전 세계 권리를 확보했어요. 키트루다를 가진 회사도 그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약을 손에 넣은 것입니다.

화이자는 중국 3S바이오의 SSGJ-707을, BMS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BNT327(퓨미타믹)을 확보했습니다. 퓨미타믹은 PD-1이 아니라 그 짝인 PD-L1을 붙잡아요. PD-L1은 암세포 쪽에서 PD-1 스위치를 누르는 단백질입니다. 2상 중간 결과에서 출혈 사건은 20.9%였고, 그중 3등급은 1건이었습니다.

사 온 회사 약 (상대 회사) 붙잡는 표적 계약 내용
Summit 아이보네시맙 (중국 아케소) PD-1 × VEGF 2022년 12월, 계약금 5억 달러·최대 50억 달러 (2022년 기준)
머크 LM-299 (중국 라노바) PD-1 × VEGF 2024년 11월, 계약금 5.88억 달러·마일스톤 최대 27억 달러 (2024년 기준)
화이자 SSGJ-707 (중국 3S바이오) PD-1 × VEGF 2025년 5월, 계약금 12.5억 달러·마일스톤 최대 48억 달러·지분투자 1억 달러, 중국 제외 권리 (2025년 기준)
BMS BNT327·퓨미타믹 (독일 바이오엔테크) PD-L1 × VEGF-A 2025년 6월, 최대 111억 달러, 개발비·이익 반반 (2025년 기준)

아이보네시맙은 중국에서만 진행한 HARMONi-2에서 키트루다 단독보다 생존을 늘렸습니다. 다만 아케소가 직접 분석한 결과이고, 비교 상대가 현재 표준인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이 아니었어요. 글로벌 시험의 전체생존 효과도 아직 공식 검정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AZ의 20억 달러는 약을 산 돈이 아니라, 자기 약과 함께 써 볼 기회에 건 지분 투자입니다.

다음 숫자는 세 번에 걸쳐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보네시맙은 키트루다와 무엇이 다른가요?

A. 키트루다는 PD-1 하나만 막고, 아이보네시맙은 PD-1과 종양 혈관 신호인 VEGF를 함께 막습니다.

Q. 아이보네시맙은 미국에서 승인됐나요?

A. 아직 아닙니다. FDA는 2026년 11월 14일을 목표로 EGFR 변이 폐암 용도를 심사 중입니다.

Q. 아스트라제네카가 아이보네시맙 판매권을 산 건가요?

A. 아닙니다. Summit 지분을 산 것이고, 각 회사는 자기 약의 권리를 그대로 가집니다.

Q. HARMONi-2 전체생존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A. 중앙값 30.8개월 대 22.6개월로 아이보네시맙이 길었고, 사망 위험은 27% 낮았습니다.

Q. 퓨미타믹(BNT327)은 아이보네시맙과 어떻게 다른가요?

A. 아이보네시맙은 PD-1을, 퓨미타믹은 그 짝인 PD-L1을 VEGF와 함께 붙잡는 이중항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