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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O 양산 현황: 레이저·광엔진·광섬유 어레이·검사는 누가 맡나

CPO(코패키지드 옵틱스)가 소량 출하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PIC 웨이퍼부터 외부 레이저, 광섬유 어레이, 4단계 검사까지 누가 어느 공정을 맡고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스위치 칩과 광 부품을 한 패키지에 담는 CPO(Co-Packaged Optics, 코패키지드 옵틱스)가 2026년 들어 AI 데이터센터에서 데모 단계를 지나 실제 출하로 넘어왔습니다. 다만 출하량은 아직 제한적이고 공정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맡는 회사가 전부 다른데요, 이 글은 CPO가 어떤 공정으로 나뉘는지와 각 공정을 지금 누가 하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먼저 알아둘 용어

용어 풀이
플러거블 광트랜시버 스위치 앞면 포트에 꽂아 쓰는 광 송수신 모듈. 지금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널리 쓰는 방식
CPO(코패키지드 옵틱스) 그 광 송수신 부품을 스위치 칩과 같은 패키지 안에 붙여 넣은 구조
실리콘 포토닉스 반도체 공정으로 실리콘 위에 빛이 다니는 길을 새겨 만드는 기술
PIC(광집적회로) 실리콘 포토닉스로 만든 칩. 빛을 나누고 꺾고 켜고 끄는 일을 담당
EIC(전자집적회로) PIC를 구동하는 전기 회로 칩. 보통 PIC와 붙여서 한 덩어리로 만듦
광엔진 PIC와 EIC를 붙여 만든, 전기를 빛으로 바꾸고 되돌리는 부품 덩어리
ELS(외부 레이저 광원) 빛을 만들어 광엔진에 공급하는 별도 모듈. 스위치 본체 밖에 두고 교체함
FAU(광섬유 어레이 유닛) 광섬유 수십 가닥을 정해진 간격으로 붙들어 칩에 정렬해 붙이는 부품
Tb/s(테라비트/초) 스위치가 1초에 주고받는 데이터양 단위

지금 어디까지 왔나

CPO는 지금 실제로 팔리고 있나?

팔리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초기 물량이고 완전한 대량 공급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구리 배선으로 전기 신호를 보내는 방식은 속도를 올릴수록 신호가 뭉개지고 전력이 더 들기 때문에 스위치 칩에서 앞면 포트까지 기판 위로 수 센티미터를 가는 구간이 부담스러워졌는데요, CPO는 그 구간을 밀리미터 단위로 줄여 전기 신호 손실을 22dB에서 약 4dB로 낮춘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합니다. 엔비디아의 2025년 3월 발표 기준으로 이 방식은 기존 대비 레이저를 4분의 1만 쓰고 전력 효율은 3.5배라고 돼 있습니다.

시장 쪽 진도는 트렌드포스가 2026년 7월 정리한 바로 확인되는데 엔비디아가 최대 400Tb/s급 Spectrum-X CPO 스위치를 일부 파트너에 출하하기 시작했고 브로드컴도 51.2T Bailly를 제한적으로 내보내면서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는 내용입니다. 브로드컴은 이보다 앞선 2025년 10월에 다음 세대인 102.4Tbps급 Tomahawk 6 – Davisson을 발표하고 초기 고객에게 샘플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8월 말 대만에서 열린 SEMICON에서는 TSMC의 COUPE 플랫폼 관련 제품이 2026년 생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나왔고요. 바뀌지 않은 것도 있는데,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주력은 여전히 플러거블 트랜시버이고 CPO가 들어간 곳은 AI 클러스터용 최상위 스위치 일부입니다.

공정 갈래 나누기

CPO 한 덩어리는 어떤 공정으로 쪼개지나?

크게 다섯 갈래로 갈리는데 쓰는 원자재와 설비, 고객군이 갈래마다 달라서 한 회사가 전부 하기가 어렵습니다.

검사대 위 트레이에 놓인 광섬유 어레이 유닛 하나를 매크로로 잡은 장면. 유리 블록의 V자 홈마다 머리카락 굵기의 광섬유가 나란히 박혀 있고, 반대쪽에서 한 다발로 묶여 빠져나온다.

첫째는 PIC 웨이퍼 제조입니다. 300mm 실리콘 웨이퍼에 빛이 지나는 도파로와 변조기를 새기는 공정이라 장비는 일반 반도체 파운드리 라인과 같은 계열을 쓰지만 주문하는 곳은 광모듈·스위치 업체이고 요구 규격도 변조기의 레인당 전송률로 잡힙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공개한 로드맵에서는 변조기 레인당 224Gbps, 4레인 800G, 8레인 1.6T 식으로 표기되고 있죠.

EIC와 PIC를 붙여 광엔진으로 만드는 접합·패키징에서 쓰는 설비는 본더인데 열압착(TC) 본딩이냐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이냐에 따라 필요한 장비와 정밀도가 달라집니다. TSMC는 COUPE에서 전기 다이를 광 다이 위에 바로 얹는 SoIC-X 적층을 쓰고 이 광엔진을 다시 스위치 ASIC과 함께 CoWoS 기판에 올려 완제품 패키지를 만듭니다.

셋째 갈래인 외부 레이저 광원(ELS)은 앞의 둘과 원자재부터 다릅니다. 빛을 만들어 내는 레이저는 인듐인(InP) 웨이퍼로 만들기 때문에 라인 자체가 별도이고 엔비디아 CPO 구조에서는 이 모듈을 스위치 본체와 분리된, 온도 관리가 되는 공간에 두고 현장에서 교체하는 형태로 씁니다. 온도 변화가 반복되면 레이저 수명이 빨리 줄기 때문입니다. 규격 논의도 이 갈래만 따로 도는데, 루멘텀은 OCI MSA용 8파장 DWDM ELSFP 레이저 모듈을 ECOC 2026에서 시연한다고 밝혔고 초기 공급 목표를 2027년 상반기로 잡았습니다.

광섬유 어레이 유닛(FAU)과 커넥터 갈래는 유리 블록에 홈을 파고 광섬유를 한 가닥씩 정해진 간격으로 앉힌 뒤 칩의 도파로 끝단에 맞춰 붙이는 작업이라 필요한 설비는 정렬 장비와 접착제 도포 장비이고 채널 수가 늘수록 구멍 위치 정확도가 곧바로 수율이 됩니다. 요즘은 광섬유를 한 줄로 늘어놓던 1차원 배열에서 2차원 고밀도 배열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다섯째 검사는 아예 별개 산업에 가깝습니다. 전기 신호에 더해 빛을 넣고 빠져나오는 세기까지 재야 해서 프로브카드와 정렬 시스템이 따로 필요하거든요. 대만 쪽 분업을 보면 1단계 패키징 전 광자 소자 웨이퍼 검사, 2단계 전자·광자 소자 접합 후 광전자 검사, 3단계 광학 엔진의 광섬유 배열 정렬과 신호 손실 측정, 4단계 완성 시스템 통합 검증으로 네 단계가 나뉘어 있습니다.

갈래 대표 공정·부품 쓰는 원자재·설비
PIC 웨이퍼 도파로·변조기 형성(레인당 224Gbps급) 300mm 실리콘 웨이퍼, 파운드리 라인
광엔진 접합 SoIC-X 적층, TC 본딩,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 본더, 인터포저·기판
외부 레이저 광원 ELS·ELSFP 모듈, DWDM 다파장 인듐인(InP) 웨이퍼, 레이저 팹
광섬유 어레이 FAU 정렬·접착, 광커넥터 유리 블록·광섬유, 정렬/디스펜싱 장비
검사 광 프로브카드, 1.6T급 정렬 측정, 시스템 테스트 프로브 스테이션, 테스트 핸들러

회사별 자리

누가 어느 단계를 직접 하고 어디를 남에게 맡기나?

지금 CPO에서 웨이퍼부터 최종 패키지까지 한 줄로 이어 붙일 수 있는 곳은 소수이고, 대부분은 한두 갈래만 맡아 나머지를 조달하는 구조로 서 있습니다.

TSMC는 COUPE 플랫폼에서 PIC 웨이퍼를 만들고 SoIC-X로 전기 다이를 얹어 광엔진을 구성한 뒤 이를 CoWoS에 통합해 “COUPE on Substrate” 형태로 내놓는 데까지 자체 공정으로 이어 붙여서 직접 하는 범위가 가장 넓습니다. 레이저와 광섬유 어레이는 외부에서 받고요. 대량생산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는 TSMC 스스로 웨이퍼 테스트, 광섬유 어레이 유닛, 고속 광 패키징 조립을 꼽았습니다. 후발주자가 따라붙기 어려운 이유는 고객을 보면 확인되는데 엔비디아가 COUPE로 TSMC와 협력하고 있고 브로드컴 Davisson의 광엔진도 TSMC COUPE 기술 기반이라 현재 출하 중인 두 회사의 CPO 스위치가 모두 이 플랫폼 위에 있습니다.

칩을 설계해 이 라인에 태우는 회사는 따로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스위치 ASIC과 시스템을 설계하고 광엔진 제조는 TSMC와의 COUPE 협력에 얹었으며 레이저는 사 오지만 그 조달을 계약만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2026년 3월 루멘텀에 2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첨단 레이저 부품 구매 약정과 향후 생산능력 접근권을 함께 확보했고 코히어런트까지 합치면 두 회사에 각각 20억 달러씩 총 40억 달러 규모입니다.

브로드컴은 스위치 칩과 광엔진을 함께 설계하고 광엔진 제조는 TSMC COUPE에 맡깁니다. 브로드컴 발표로는 이 회사의 3세대 CPO 스위치인 Davisson이 채널당 200Gbps로 2세대 Bailly보다 속도를 두 배로 올렸고 레이저는 현장 교체형 ELSFP 모듈로 붙입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실제 필드 출하를 해 왔다는 점이 이 회사가 앞서 있는 근거이고 채널당 400Gbps인 4세대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렌드포스 자료 기준으로 Bailly는 기존 트랜시버 대비 전력을 최대 70% 줄인다고 돼 있습니다.

루멘텀은 레이저 광원 회사입니다. 이미 양산 중인 초고출력(UHP) 레이저 플랫폼을 바탕으로 파장 8개를 한 모듈에 담은 ELSFP를 2026년 9월 발표했고 파장당 광출력은 최대 24dBm(약 250mW)입니다. 새로 들어오려는 회사에게 부담이 되는 건 설비 규모인데, 엔비디아 투자금과 구매 약정이 미국 내 신규 팹으로 이어지니 생산능력을 먼저 확보한 곳이 앞서 나갑니다.

국내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실리콘 포토닉스 파운드리 사업을 공식화했고 연도별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디일렉 보도 기준 로드맵은 2026년 PIC 플랫폼, 2027년 TC 본딩 광엔진, 2028년 하이브리드 구리 본딩 광엔진, 2029년 CPO 턴키 서비스로 잡혀 있고 2026년 1분기에는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로부터 실리콘 포토닉스 물량을 수주했다고 보도됐습니다. 9월에는 삼성이 PIC 웨이퍼를 자체 평가하면서 폼팩터와 MPI의 프로브 스테이션을 쓴다는 보도가 나왔고 같은 기사에 따르면 TSMC의 CPO 테스트 장비 검증을 통과한 곳이 이 두 업체뿐입니다. SK하이닉스 쪽은 대학들과 함께 노드당 100Tb/s 이상, 1pJ/bit 미만을 목표로 한 CPO 연구 결과를 Nature Electronics에 실었는데, 논문 단계이지 양산 제품이 아닙니다.

회사 맡는 단계 확인된 진도
UMC 실리콘 포토닉스 웨이퍼 싱가포르 팹에서 파트너 SILITH와 첫 양산 웨이퍼 완료
ASE 패키징·생태계(VIPack) 자회사와 함께 CPO 패키징 플랫폼 구축
폭스콘(홍하이) CPO 스위치 조립 3분기부터 단계적 출하 예상
순신(ShunSin) CPO 제품 제조 51.2T·102.4T 양산 능력 확보
파워텍(PTI) 광엔진 부품 소량 생산 후 2027년 스위치 통합 계획
라간(Largan) 광섬유 어레이 수주 후 시험 생산 준비
대만 검사 5개사 검사 1~4단계 프로브카드·정렬 측정·테스트 핸들러 분담

국내 부품·장비 업체들도 CPO 관련 수주를 잇따라 확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개별 계약 조건까지 공개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속도 논쟁

일정은 발표대로 가고 있나?

공언된 시점과 실제 진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고 반박도 함께 나와 아직 결론이 없습니다.

프로브 스테이션 척 위에 올려진 300mm 실리콘 포토닉스 웨이퍼 한 장. 표면에 사각형 다이가 격자로 반복돼 있고, 위쪽에서 가느다란 프로브 카드가 웨이퍼 면 가까이 내려와 멈춰 있다.

2026년 6월 세미애널리시스 보고서가 스케일아웃 CPO 출하 전망을 낮추고 스케일업 대량 배치는 2029년 쪽으로 밀릴 수 있다고 보면서 근거로 든 게 수율 계산이었는데요, 스위치 하나에 광엔진 32개를 붙이는 구조에서 개당 접합 수율이 95%면 시스템 수율이 약 19%까지 떨어진다는 산술과, 고장 난 광엔진을 현장에서 갈아 끼우기 어렵다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정비성 우려가 함께 제시됐습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직후 광학 부품주가 떨어졌고요.

이 계산은 바로 다음 날 올라온 반박 글에 그대로 옮겨져 있는데, 반박의 요지는 수율을 고정값으로 놓고 32제곱을 취한 계산 자체가 선별과 등급 분류, 여분 설계, 학습곡선을 빼먹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나온 소식들은 반박 쪽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대량 확대가 당겨진 건 아닙니다. 트렌드포스는 본격 물량 확대 시점을 2027~2028년으로 봤고 광엔진의 수율·열관리 문제로 공급사가 제한된다는 점과 실리콘 포토닉스 증설 주기가 길다는 점, AI 칩과 2.5D/3D 패키징 자원을 두고 경쟁한다는 점을 병목으로 꼽았습니다.

최근에는 제약의 성격을 다르게 짚는 발언도 나왔습니다. 9월 중순 보도에서 빅링크 회장은 CPO 대량 배치를 막는 것이 생산능력이라기보다 FAU 조립과 열관리, 시스템 신뢰성이라고 말했는데, 라인을 늘려서 풀리는 문제와 공정을 다듬어야 풀리는 문제를 구분한 셈입니다.


CPO는 다섯 갈래 공정이 한 패키지 안에서 맞물려야 완성되는 부품이고 다루는 재료도 실리콘 웨이퍼, 인듐인 레이저, 유리와 광섬유로 서로 다르니 진도를 가늠하려면 회사 하나보다 갈래마다 물량이 어디까지 나오는지를 따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숫자가 갱신될 자리는 몇 군데로 좁혀집니다. 엔비디아가 하반기로 잡은 Spectrum-X 생산 확대가 실제 출하량으로 확인되는지, 2025년 10월 샘플 단계였던 브로드컴 Davisson이 얼마나 넓게 공급되는지가 하나입니다. 부품 쪽에서는 루멘텀이 2027년 상반기로 잡은 ELSFP 공급과 2차원 FAU 전환이 일정대로 붙는지가 남아 있고요. 국내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TC 본딩 광엔진 단계에 2027년으로 잡은 대로 실제로 들어서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인데, 그전까지 CPO는 AI 클러스터 최상위 스위치에서 먼저 쓰이는 기술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CPO가 기존 광트랜시버와 다른 점은?

A. 광 부품을 스위치 칩과 같은 패키지 안에 넣어 전기 경로를 밀리미터로 줄인 구조입니다.

Q. CPO는 언제부터 대량으로 쓰이나요?

A. 2026년은 소량 출하 단계이고 본격 물량 확대는 2027~2028년으로 전망됩니다.

Q. 레이저는 왜 패키지 밖에 두나요?

A. 레이저는 열에 민감해 온도 관리가 되는 별도 자리에 두고 현장에서 교체하는 모듈로 씁니다.

Q. CPO 검사는 왜 별도 산업으로 취급되나요?

A. 전기 신호와 함께 빛을 넣고 손실까지 재야 해서 광 프로브카드와 정렬 측정 장비가 따로 필요합니다.

Q. 실리콘 포토닉스와 CPO는 같은 말인가요?

A. 아닙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광 칩을 만드는 기술이고 CPO는 그 칩을 스위치와 합치는 패키징 방식입니다.